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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북한 급변사태 최신 시나리오 Ⅰ

“중국 공수부대가 평양 선점해 경계선 긋는다”

‘김정은 정권 붕괴 후 한반도 제2의 분단’ 美 보고서 全文 분석

  • 고명현│아산정책연구원 사회정보관리연구센터장 jsung@asaninst.org

“중국 공수부대가 평양 선점해 경계선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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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랜드연구소 보고서에서 나온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한국의 시각에서 보면 냉정한 한반도 판세 분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현재의 한국군은 북한이 먼저 전면전을 도발해오면 이를 방어하는 데 특화됐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한국군으론 북한 급변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한국군의 이러한 군사적 한계가 향후 북한 영토 보존 및 한반도 통일에 상당한 맹점이 될 수 있다. 한국 정부와 군 당국이 이런 점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국방전략을 다시금 검토해야 한다는 중요한 함의를 던진다.

하지만 분명히 해둘 점은, 이 보고서가 북한 정권 붕괴를 하나의 가능성 정도로만 상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 정권 붕괴는 북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북한의 여러 가지 미래 중 하나일 뿐이다. 또한 그 가능성은 외부에서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낮다고 봐야 한다.

‘실패한 국가’의 견고한 지속성

북한 정권은 김일성 사후 20여 년 동안 매우 견고하게 지속됐다. 소련 붕괴로 인한 대외무역 증발, 초유의 경제 붕괴, 대규모 아사사태, 경제정책 실패, 외부 정보 유입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3대 세습을 이뤄냈다. 그 사이 핵 개발 또한 꾸준히 진행한 것은 물론이다. 정상적인 잣대로는 북한은 분명히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다. 하지만 정권의 지속성에서만큼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반대로 흘렀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내구성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이 어느 날 갑자기 붕괴할 가능성 또한 여전히 상존한다.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랜드연구소 보고서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인지하고 또 어떠한 해결책을 준비해야 할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이 보고서의 가장 큰 쟁점은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이 취할 행동이다. 평화를 유지하는 현 시점에서도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급변사태 시에는 중국의 역할이 거의 절대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전략적 대응에 대해 좀 더 숙고해봐야 한다.



‘2400만 소수민족’ 어떻게 감당?

“중국 공수부대가 평양 선점해 경계선 긋는다”

북한 핵 시설. 북한 급변사태 시 1차적 확보대상이다.

보고서는 중국이 북한 난민의 대규모 유입을 꺼리는 이유로 동북3성에 살고 있는 조선족과의 연계를 언급하고 있다. 소수민족 분규가 전혀 없는 동북 3성에서 북한 난민 유입으로 민족 문제가 발생할 것을 중국이 염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 주장이 맞다면 중국은 평양 이북 또는 북한 전역을 자국 영토로 편입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0만이 약간 넘는 조선족과 북한 난민의 연계조차 우려한다는 중국이 1300만 명(평양 이북)~2400만 명(북한 전역)에 달하는 북한 주민을 자국에 편입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중국이 골치를 앓고 있는 티베트자치구의 경우 티베트 민족의 숫자는 600만 명이다. 한족과 민족갈등을 겪고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 민족은 1000만 명 정도다. 최소 1300만 명에서 최대 2400만 명의 북한인을 북한 영토와 함께 편입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민족 문제는 지금까지 중국이 당면해온 소수민족 문제와는 차원을 달리할 것이 자명하다. 더욱이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사라짐으로써 중국은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과 군사적으로 직접 맞닿게 되는 지정학적 위험에도 노출된다. 과연 중국이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 영토를 편입할 것인지는 의문시된다.

그렇다면 북한 급변사태에 대처하는 중국의 실제 행동은 어떻게 진행될까. 중국은 북한 정권이 붕괴하기 이전에 북한 정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치·외교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급변사태로 인한 혼란이 하루이틀이 아니라 상당 기간 지속된다면 중국은 군 투입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중국으로서도 개입 시점을 찾는 게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개입 시점을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는 시리아 사태를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은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전복하려는 내부 봉기가 시작된 2년 전부터 2013년 현재까지 적절한 개입 시점을 찾고 있었지만 결국 개입하지 못해왔다. 사태 초기에는 아사드 정권이 곧 전복될 것이라고 믿어 개입하지 않았다. 예상과는 반대로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지 않고 내전이 심화하자 미국은 군사행동이 너무 위험하다고 보고 개입을 주저하게 됐다. 아사드 정권이 민간인들을 상대로 생화학무기를 사용함으로써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현 시점에도 미국은 군사행동이 몰고올 예측불허의 결과를 우려해 개입하지 않고 있다.

미래의 중국도 북한의 상황이 자체적으로 호전되기를 바라면서 개입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들어갈 정확한 시점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중국이 개입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도 크다. 더욱이 중국의 일방적인 개입은 국제사회의 큰 반발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물론 개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국의 이득이 더 크다면 중국은 비판적 국제여론을 개의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득을 볼 지가 불확실하고 감수해야 할 위험이 크다면 국제사회의 동의 없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진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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