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뇌파 이용해 물건 원격 조작

뇌파 조종

  •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입력2013-10-24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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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파 이용해 물건 원격 조작

    대리로봇이 등장하는 영화 ‘써로게이트’의 한 장면. 사용자는 조종 의자에 앉아 뇌파로 대리로봇을 움직인다.

    이모티브 인사이트(Emotive Insight)는 뇌파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며 패턴화하는 무선 헤드셋이다. 뇌 상태는 물론 건강 상태나 행복감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 사람의 뇌는 수백억 개가 넘는 뉴런이라는 신경세포로 이뤄져 있다. 뉴런끼리 상호작용을 할 때에는 측정할 수 있는 펄스가 발생한다. 이모티브 인사이트는 이런 전기 펄스를 측정해 뇌파를 관찰, 활용 가능한 데이터로 바꿔준다.

    뇌파 분석을 위해 기기 안에는 EEG 센서 5개와 데이터 센서를 담았다. 뇌파를 모니터링하고 수집한 값은 분석 과정을 거쳐 주의력과 관심도, 흥분, 친근감, 편안함 등 정신적인 면을 개선하거나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재미있는 건 간단한 뇌파 명령도 가능하다는 것. 버튼을 누르거나 회전 같은 동작을 원격으로 실행할 수 있다. 개발사 측은 이런 ‘뇌파 명령’을 활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뇌파로 특정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제품은 아직 상용화된 건 아니다. 주목할 만한 건 미래엔 뇌파 명령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실험이 진행됐다. 인터넷을 통해 두 사람의 뇌를 연결해 정보를 전달하는 실험을 한 것. 미국 워싱턴대학의 한 과학자는 멀리 있는 동료의 뇌에 자신의 뇌 정보를 전달해 상대방 오른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람끼리 이런 실험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실험은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주로 다뤘다. 뇌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로봇팔이나 화면 커서를 움직이는 것 같은 실험을 주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실험은 사람끼리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미 육군 연구소 등에서 연구비를 받아 진행됐다. 라제시 라오 교수는 전극 헬멧을 썼는데 이는 뇌파와 연결돼 뇌의 전기적 활동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컴퓨터 화면 이미지를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간단한 게임을 진행했다. 특정 시점에 오른손을 움직여서 대포를 쏘려는 생각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으로 자신의 뇌 신호를 자기 자극으로 전달, 상대방 손을 움직이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뇌파를 인터페이스로 활용하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크처럼 ‘뇌파의 힘’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을 미래 학교에서 가르칠 수도 있다. 선생님이 요다는 아니겠지만….

    ◎ 김미래 씨 노트

    김미래 씨가 오랜만에 친구와 게임을 하기로 했다. 요즘 유행하는 일명 ‘손 안 대고 게임하기’. 컴퓨터 앞에 앉은 김 씨는 뇌파 정보로 게임을 조작할 수 있는 헬멧을 쓰고 화면을 바라봤다.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도 자기 집에서 마찬가지로 같은 화면을 보고 게임을 시작했다. 김 씨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대포를 쏘려는 생각을 했더니 친구 손이 움직이면서 대포를 쐈다. 이 게임에서 승리를 거둔 김 씨 기분이 좋다. “이게 바로 22세기 멀티플레이 게임이라니깐….”

    관점 디자인 토크 ● 루크 스카이워크가 받던 제다이 수업이 미래 학교에서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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