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개인 맞춤형 비서의 탄생

음성인식

  •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입력2013-10-24 15: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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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맞춤형 비서의 탄생

    음성인식은 가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가운데 하나로 성장할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BCC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음성인식(Speech Recognition) 시장은 2011년 470억 달러에서 2012년 53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5년 동안 연평균 6.2%씩 성장해 2017년엔 113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시장도 2015년까지 62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음성인식이 친숙하게 된 건 스마트폰 덕이다. 애플이 시리를, 구글이 구글나우 등 음성인식 기술을 스마트폰에 탑재하면서 음성인식 대중화 시대를 연 것. 이들 기능에는 기존과 달리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했다. 2008년부터 시작한 영어 외에도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여러 언어를 음성 검색 영역에 포함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단어 하나가 아니라 음절 단위까지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 덕분에 음성인식이 전통적인 입력 인터페이스인 키보드, 스마트폰으로 따지면 소프트 키보드를 대체할 가능성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음성인식 기술은 말로 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중 하나다. 당장 인식률이 떨어지더라도 꾸준히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에선 음성인식이 결국 애플 시리에서 조금 맛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람 말을 알아듣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화가 가능한 음성인식을 의미하는 것. 실시간 통역이나 번역 등과도 맞물려 있는 유관 기술인 만큼 함께 발전할 여지도 많다.



    음성인식 기능이 스마트 시대에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애플이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를 iOS5와 함께 선보이면서다. 모두 호기심에 시리와 대화를 나눴고 반응도 좋았다. 뒤이어 구글이 구글나우를 선보였고 국내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S보이스를, LG전자는 Q보이스 등을 잇달아 내놨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최근 윈도폰에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코드명 코타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단순한 음성인식을 넘어 인공지능을 탑재한 개인비서 서비스를 표방한다.

    인텔도 9월 스페인 음성인식업체 인디시스를 인수했다. 지난해 11월 이 회사에 424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아예 인수해버린 것. 인텔은 제스처, 동작인식까지 곁들인 차세대 인터페이스 지각 컴퓨팅(perceptual computing)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구글의 경우 음성검색 서비스를 발표해 크롬이나 자사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음성으로 원하는 검색을 할 수 있도록 한 상태다. 검색어도 자연어처럼 질문을 던지면 원하는 검색어를 찾아주는 식이다. 국내에서도 KT와 다음이 음성인식 서비스 개발을 위해 손을 잡기도 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선보인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 역시 음성인식 기능인 S보이스를 지원한다. 소니도 자사의 플레이스테이션4에 음성인식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결국 음성인식이 인공지능과 결합해 개인비서 시대를 열게 될 것임을 말해준다. 그 배경은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분석, 스마트 검색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 답변이 아닌 자연어 처리를 바탕으로 한 대화형 음성인식 비서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이다.

    ◎ 김미래 씨 노트

    “오늘 나 어때 보여?”

    “안색이 창백해 보이네요. 병원이나 약국에 한번 가보는 게 좋겠어요.”

    “오늘 내 일정이 어떻게 되지?”

    “오전 10시 반 아줌마 모임, 오후 1시 동네 아줌마 모임, 오후 5시 아파트 아줌마 모임. 하루 종일 아줌마들이랑 노시네요. 그런데 동창 아줌마 모임은 안 하세요? 지난번에 만나고 3개월이나 지났어요.”

    “호호. 맞아. 그 약속도 잡아야겠네. 알았어. 고마워.”

    “무슨 말씀을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가족 모두 외출한 사이 김미래 씨가 혼자 대화를 나눈다. 대화 상대는 그의 스마트폰과 스마트TV, PC에서 모두 불러낼 수 있는 음성인식 개인비서. 음성인식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갖췄고 클라우드에 김 씨가 올린 기록을 모두 알고 있어 ‘맞춤형 답변’을 척척 해낸다. “남편보다 개인비서가 내 마음을 더 잘 알아준다니까요.”

    관점 디자인 토크 ● 사람과 대화할 시간보다…당신 친구는 음성인식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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