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루프는 빠른 순발력을 위해 기존 열차와 다른 구조를 취한다. 공기를 뺀 튜브 안에 특수 차를 넣고 ‘발사’하는 형태다. 내부엔 전자기 가속기로 객차가 공중에 뜬 공중부양 상태를 유지한다. 객차 앞쪽엔 전기 컴프레서를 달았다. 고압 공기를 뒤로 보내 튜브 안에서 발생하는 공기역학 제한을 피하는 구실을 한다.
에너지원으론 태양광을 이용한다. 튜브 상단에 태양광 패널을 배치해 필요 전력을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앨런 머스크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구간에 하이퍼루프를 건설하는 데 6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하고 캘리포니아 초고속 열차가 68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경제적이라 밝혔다. 요금도 항공요금보다 저렴할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이런 초고속열차에 대한 콘셉트가 공개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엔 ETT(Evacuated Tube Transport)라고 불리는 자기부상열차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영국 메트로 보도에 따르면 ETT는 최고 속도로 달리면 런던에서 뉴욕까지 45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이 열차 역시 캡슐 형태를 띤 자기부상열차다. 최고 속도는 4000∼6500km/h로 하이퍼루프와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하이퍼루프나 ETT 같은 캡슐 형태 진공 열차가 미래 운송수단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런 차세대 열차는 지구촌을 진정한 일일 생활권으로 만들어주는 도구가 될 것이다. 실제로 하이퍼루프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구간을 오가는 1280km/h 속도라면 서울과 부산 구간은 20분이면 주파한다. 최고 속도라면 뉴욕에서 베이징까지 2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이퍼루프와 같은 형태의 미래형 열차를 튜브형 레일 고속열차(Tube Train)라 한다. 튜브형은 초고속 자기부상열차가 지름 5m가량인 튜브 속 레일을 달리는 형태. 튜브 안쪽은 진공에 가깝다. 이를 통해 열차 앞쪽이 느끼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다. 덕분에 보통 시속 700km 이상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론상으론 마하 3, 시속 3600km에 달한다.
이런 튜브형 열차는 진공이나 진공에 가까운 상태를 만들어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덕분에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원리는 항공기와 비슷하다. 여객기는 보통 1만m 상공에서 운항한다. 열차도 튜브 속 환경을 이와 비슷한 상태로 바꾸면 공기 저항이 줄어 초고속을 낼 수 있게 된다.
튜브형 열차가 관심을 끄는 것은 100% 석유에 의존하는 기존 항공기를 대체할 교통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튜브 외부에 태양전지 패널 등을 붙이면 에너지를 상당 부분 자가 조달할 수 있고 튜브 내부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소음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스위스는 알프스 산악지대를 튜브형 지하터널로 연결하는 스위스메트로 계획을 세웠다. 중국도 시속 1000km로 달리는 튜브형 열차 개발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2020년까지 초고속 튜브 열차를 개발할 계획이다.
◎ 김미래 씨 노트
“빨리 가자. 뉴욕에 쇼핑하러 가야지.” “뭘 그렇게 서둘러. 2시간이면 도착하는데. 열차 시간도 아직 여유 있잖아.” 김미래 씨는 오늘 딸과 뉴욕으로 쇼핑을 갈 예정이다. 튜브형 초고속열차를 예약했는데 뉴욕까지 2시간에 주파한다. 실시간 통역기를 들고 모처럼 주말은 뉴요커가 돼볼 생각이다. “엄마, 참 오는 길에 프랑스에 들르면 안 될까? 나 와인 한 병 사야 하는데….” “얘는 산삼 먹겠다고 산에 가자는 꼴이네.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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