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꼬리에 꼬리를 물고 미래에 당연해질 것들

들어가는 글

  • 박용후 | 관점 디자이너(Perspective Designer)

    입력2013-10-24 10:0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미래에 당연해질 것들
    “벤치마킹의 시대는 갔다. 퓨처마킹의 시대가 왔다.”

    2006년 9월 방한한 미국의 경영학자이자 경영사상가 톰 피터스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퓨처마킹! 우리에겐 7년이 지난 지금도 낯선 표현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그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생수를 예로 들어볼까요. 물을 돈 주고 사 마시는 게 언제부터 당연해진 걸까요. 과거의 언젠가로 돌아가 보면 정말 어이없는 일일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물을 사 먹는 것에 대해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외려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이처럼 과거에 당연하지 않았지만 당연해진 것들이 세상을 바꾼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퓨처마킹이란 ‘지금은 당연하지 않지만 미래에 당연해질 것들을 찾아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컨설팅그룹 매킨지는 최근 ‘미래를 바꾸는 기술’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12가지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이를 그 영향력에 따라 추려보면 인터넷의 모바일화, 지식 노동의 자동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기술, 고급 로봇공학, 자동운전 및 자동운전 자동차, 차세대 게놈, 에너지 비축, 3D 프린팅, 첨단 재료, 차세대 오일·가스 채굴, 신재생에너지 등입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도 2025년까지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6대 파괴적 기술로 생물노화 지연 기술과 에너지 저장 소재, 생물연료 및 생물 기반 화학, 청정석탄기술, 서비스 로봇, 사물인터넷을 꼽았습니다.

    이러한 기술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장조사기관이나 정부 차원에서 미래를 바꿀 기술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기술은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죠.

    저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이 발표된 2007년 1월 어느 날을 기억합니다. 과연 스티브 잡스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일까 궁금했습니다. 그는 아이팟, 전화, 인터넷 커뮤니케이터를 3개의 디바이스가 아닌 ‘하나의 디바이스(One Device)’로 재발명(reinvent)했다고 밝혔습니다. 저는 그때 그가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연결(Connect)해 새로운 관점(Perspective)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마치 하나였던 것처럼’ 만드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관점으로 보니 세상은 기술이 서로 연결돼 전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면서 변혁돼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창의력(Creative)에 대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연결하는 힘”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있는 기술들이 어떤 관점에 의해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세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죠.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과 전화기, 인터넷 커뮤니케이터를 연결해 만든 스마트폰이 세상의 축을 흔들었듯이 말입니다.

    ‘신동아’ 창간 82주년을 기념해 미래를 바꿀 기술 50가지를 추려봤습니다. 큰 틀에서 트렌드를 바꿀 만한 거시적 기술은 물론, 생활에서의 자잘한 변화를 이끌어낼 만한 생활형 기술까지 우리 미래 생활에서 어떤 것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지금은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이 앞으로 당연해질지 점쳐보는 것도 의미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한 달에 11번 월급 받는 남자… 국내 유일의 ‘관점 디자이너’

    필자 박용후는 자타 공인 ‘착한기업 홍보이사’다. ‘마케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것이 아닌, 대중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명함은 13개다. 그가 관점을 디자인하고 있는 기업 수와 같다. (주)카카오 홍보이사와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을 지냈고, 아이러브커피 개발사 (주)파티게임즈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다날의 커뮤니케이션 총괄이사, 뽀로로를 만든 (주)오콘의 커뮤니케이션 총괄이사, 애니팡을 개발한 (주)선데이토즈 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로펌 테크앤로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배달의 민족’을 만든 ㈜우아한형제들 커뮤니케이션 전략이사, (주)소셜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오브제를 만든 (주)키위플 커뮤니케이션 총괄이사, (주)유유제약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주)KTN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열심히커뮤니케이션 관점 디자인 고문 등으로 일한다. 그럼에도 그에겐 출근할 사무실도 직원 한 명도 없다. “출근은 선택사항”이라고 말하는 21세기형 창조인재, 즉 오피스리스 워커(Officeless Worker)이기 때문이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