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로봇이 등장하는 영화 ‘써로게이트’의 한 장면. 사용자는 조종 의자에 앉아 뇌파로 대리로봇을 움직인다.
뇌파 분석을 위해 기기 안에는 EEG 센서 5개와 데이터 센서를 담았다. 뇌파를 모니터링하고 수집한 값은 분석 과정을 거쳐 주의력과 관심도, 흥분, 친근감, 편안함 등 정신적인 면을 개선하거나 스트레스 수준을 낮추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재미있는 건 간단한 뇌파 명령도 가능하다는 것. 버튼을 누르거나 회전 같은 동작을 원격으로 실행할 수 있다. 개발사 측은 이런 ‘뇌파 명령’을 활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라고 한다. 뇌파로 특정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제품은 아직 상용화된 건 아니다. 주목할 만한 건 미래엔 뇌파 명령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실험이 진행됐다. 인터넷을 통해 두 사람의 뇌를 연결해 정보를 전달하는 실험을 한 것. 미국 워싱턴대학의 한 과학자는 멀리 있는 동료의 뇌에 자신의 뇌 정보를 전달해 상대방 오른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람끼리 이런 실험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제까지 실험은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주로 다뤘다. 뇌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로봇팔이나 화면 커서를 움직이는 것 같은 실험을 주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실험은 사람끼리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미 육군 연구소 등에서 연구비를 받아 진행됐다. 라제시 라오 교수는 전극 헬멧을 썼는데 이는 뇌파와 연결돼 뇌의 전기적 활동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컴퓨터 화면 이미지를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간단한 게임을 진행했다. 특정 시점에 오른손을 움직여서 대포를 쏘려는 생각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으로 자신의 뇌 신호를 자기 자극으로 전달, 상대방 손을 움직이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뇌파를 인터페이스로 활용하는 시대가 열릴 수도 있다.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크처럼 ‘뇌파의 힘’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을 미래 학교에서 가르칠 수도 있다. 선생님이 요다는 아니겠지만….
◎ 김미래 씨 노트
김미래 씨가 오랜만에 친구와 게임을 하기로 했다. 요즘 유행하는 일명 ‘손 안 대고 게임하기’. 컴퓨터 앞에 앉은 김 씨는 뇌파 정보로 게임을 조작할 수 있는 헬멧을 쓰고 화면을 바라봤다.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도 자기 집에서 마찬가지로 같은 화면을 보고 게임을 시작했다. 김 씨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대포를 쏘려는 생각을 했더니 친구 손이 움직이면서 대포를 쐈다. 이 게임에서 승리를 거둔 김 씨 기분이 좋다. “이게 바로 22세기 멀티플레이 게임이라니깐….”
관점 디자인 토크 ● 루크 스카이워크가 받던 제다이 수업이 미래 학교에서 이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