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감지해 컴퓨터를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입체 인터페이스 장치 리프모션 컨트롤러.
리프모션 컨트롤러는 가로 80mm, 세로 30mm, 두께 12.7mm로 작다. 컨트롤러를 USB로 컴퓨터에 연결하면 손과 손가락의 움직임을 센서로 감지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민감한 LED 센서가 들어 있어 100분의1mm까지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해낸다. 손이나 손가락뿐 아니라 막대 모양으로 생긴 물체도 알아챈다. 키보드나 마우스처럼 일일이 물리적 접촉을 할 필요 없이 손대지 않고 모든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만한 인터페이스를 리프모션만 내놓은 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키넥트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인터페이스다. 닌텐도가 내놓은 콘솔 게임기 위(Wii)에 들어간 위 컨트롤러나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에 도입한 무브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에서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고개를 움직이는 방향을 인식해 제어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동작감지 기술은 필연적으로 동작감지 센서 시장도 함께 키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욜에 따르면 모바일용 모션센서 시장은 2009년 3억6000만 달러에서 2015년엔 11억9100만 달러까지 3배 넘는 수직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휴먼-디바이스 인터랙션
리프모션 자체가 미래 기술은 아니지만 이 기술이 구현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처럼 손만으로 기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게 될 것이다.
미래엔 동작감지 기술이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넘어 가장 많이 쓰이는 인터페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쪽으로 진화하고 발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최근엔 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입력 인터페이스의 굳건한 룰도 깨졌다. ‘NUIA Eye Charm’은 안구 추적 기술을 활용해 시선으로 컴퓨터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게 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키넥트와 결합해 비용은 줄이면서 현실화할 만한 요건을 갖췄다. 제품을 개발한 최고경영자(CEO) 토어 메이어에 따르면 데스크톱PC에서 일반 작업이나 퍼즐, 액션 같은 게임을 해볼 수 있다. 시선만으로 그림도 그릴 수 있다.
구조는 간단하다. 사용자가 스크린 앞에 앉으면 센서가 눈을 감지한다. 이제 안구를 추적해 스크린 어느 곳을 보고 있는지 분석한다. 눈의 움직임을 카메라가 감지하면 화면이 움직이는 구조인 것. 개발 키트도 공개해서 단순하게 움직이는 것만 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손을 쓰지 않고 시선만으로 이미지를 검색하거나 정리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를 활용한 안구 조작 인터페이스인 셈이다.
굳이 이런 제품이 아니더라도 입력 인터페이스는 점점 직관적이고 더 쉬운 쪽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리프모션 같은 제품은 관심을 가질 만하다. 당신의 몸짓이나 눈동자 움직임마저 입력 인터페이스가 알아채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 김미래 씨 노트
“자, 이제 게임 좀 해볼까.” 게임기 앞에 선 김미래 씨가 손을 좌우로 흔들어가면서 몸짓으로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기 앞에 조이스틱이나 트랙볼, 마우스 같은 구닥다리 입력기는 하나도 없다. 그냥 자신의 몸짓 하나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아차. 낮에 끝내지 못한 업무가 있었지.” 노트북 앞에 선 김씨가 다시 몸짓을 이리저리 움직여댄다. 노트북도 게임기와 마찬가지로 그의 움직임, 제스처를 알아채고 이를 입력 인터페이스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한 시간 동안 움직인 김 씨. 몸이 고생이다. “나는 화이트칼라인데 이렇게 온몸이 쑤시는 건 뭐니….”
관점 디자인 토크 ● 새로운 컴퓨터증후군이 나타날 것이다.